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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울릉수협과 김성호

by 빠피홍 2017. 2. 25.




울릉수협과 김성호

 

연체율 0%, 울릉수협

 

눈을 비비며 다시 한 번 기사를 봤다. 연체율 제로라는 기사였고 그 주인공은 울릉수협이며 조합의 선장은 김성호 조합장이다. 금융기관이라고 해야 울릉농협과 울릉수협 두 군데가 고작인 섬에서 대출금 800여억 원의 조합이 연체율 제로라는 것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았다.

 

2001년도인가 울릉수협이 부실경영으로 인해 자본잠식이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 당시 다른 육지의 수협 또한 대부분 그러했으나 자본잠식 7839백만원과 미처리결손금이 957천만원의 대차대조표를 손에 쥐고 한숨 내쉬던 울릉수협이었다. 중매인들의 오징어 대금 부실과 여타 요인으로 경영부실이 되었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면서 조합이 해체될 위기상황이었다.

기업으로 치면 부실기업으로서 부도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결과였으나 2년 후 공적자금 1376천만원이 긴급 수혈되어 재생의 토대가 마련되긴 하였으나 쓰레기통에 장미꽃이 필 수 없듯이 만신창이가 된 조합의 재생은 꿈같은 이상에 불과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최대의 위기에 놓인 이 때 김성호라는 인물이 울릉수협의 조합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후 관용차도 폐지하고 온갖 경비를 절감하는 등 임직원들과 함께 피눈물 나는 경영 정상화의 대 장정을 시작했다. 수협노조로부터 탈퇴하여 자체노조를 결성하고 지역현실과 정서에 맞는 자구노력을 꾸준히 해온 결과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년 부실의 늪에서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을 시작한 이래 10년이 된 2010년에는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하기 까지 했다. 또한 2012년에는 미처리결손금도 전액 상환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2015년도에는 1914년 개청 100년 만에 천억원 달성탑의 표창을 받게 되었다. 부실조합의 오명에서 전국 수협조합 91개 중 9위의 우량 금융기관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것도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와 대형트롤어선의 불법조업, 기온상승으로 인한 극심한 어황부진과 같은 무수히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다.

 

다른 조합의 상황을 보면 울릉수협의 경영성과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수협 전체의 누적 손실이 무려 6,528억원이고 부실대출액 또한 4,282억원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수협 92개중 90개가 부실 조합에 해당이 되는 수치다.

 

지난 220일 그간의 보상인양 울릉수협이 클린수협 인증패를 받았다.

예탁금 1,040억원, 대출금 800억원, 4년째 고배당 지급 등 울릉수협은 1등급 조합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연체율 0%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사실 연체율 제로라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숫자다. 총 예금가입자가 몇 명인지 아는 바 없으나 연체율 0%라는 것은 모든 금융기관의 꿈이 아니던가?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울릉도 수산인 모두의 저력과 노력, 그리고 전국 일등의 목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더욱이 울릉수협을 반석 위에 세워놓고야 말겠다는 김성호 조합장의 굳건한 소명의식과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애초부터 꿈도 못 꿀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봉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역의 중심에서 그의 뜨거운 열정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육지에 사는 출향인으로서 고향 후배들의 뜨거운 열정에 힘찬 격려의 박수와 함께 거저 뿌듯한 마음 가득할 뿐이다.

 

@201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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