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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

집 철거 5

by 빠피홍 2016. 7. 27.


집 철거 5

 

-마지막 작업-

 

오늘 725, 드디어 온갖 잡쓰레기를 말끔하게 치우는 날이다.

포클레인 기사와 인부 한 명이 먼저 도착하자마자 5톤 집게차 두 대가 동시에 들어왔다.

중견 건설회사에서 오랫동안 현장 소장을 하다가 나이가 들어 굴삭기를 하고 있다는 기사는 노련하게 움직인다. 행복한 얼굴로.

 

인부는 낫이 있느냐고 내게 물어왔다. 낫이 없을 수밖에. 난 용도도 묻지 않은 채 이웃집에 가서 빌려왔다. 볏집을 모아서 묶는데 요긴하게 쓰고 있었다. 작업이 끝날 무렵 낫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새 것으로 돌려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먼저 집게차 한 대가 들어온다. 굴삭기 기사는 한 곳에 쌓아둔 폐목을 차근차근 집어서 정돈을 해주고 집게차 기사는 능숙하게 폐목을 집어서 자기 차에 싣는다. 난 집게차는 폐목을 실어만 주고 다른 트럭이 싣고 가는 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첫 번째 폐목차량이 떠나자 두 번째 차량이 들어왔다. 페목과 약간 잡쓰레기를 싣고 곧 바로 떠났다. 낮은 지대여서 잔뜩 짐을 실은 차가 오르막으로 오르는데 애를 먹는다. 굴삭기가 뒤를 밀어주기도 했다.

 

12시가 되어갈 즈음에 트럭이 두 대가 왔다.

우리 모두 내 차로 물안개공원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내가 쏘았다.

지난 번 작업과 오늘 작업도 그렇지만 그들은 마치 사전에 작업 각본이라도 있는 듯 조용하게 착착 진행하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 하지 않는 것처럼.

 

볏집은 동네 이장이 비료로 쓸 수 있다고 하여 별도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15톤 트럭 세대가 모두 싣고 떠났다. 그리고 공터를 정리정돈 해야 한다면서 흙 몇 차를 받겠다고 하더니 곧 트럭 세대가 왔다. 25.5톤이라고 쓰인 앞사바리차라고 한다. VOLVO 한 대와 TRAGO 두 대였다.

 

길이 좁아서 트럭 운전사들이 애를 먹는다. 나무 가지가 몇 개 부러지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용케 장소를 찾아와서 착착 흙 붓기 작업을 진행한다. 아무런 잡음도 없이 말이다.

 

굴삭기 기사는 다섯 시 반까지 실어 온 흙을 골고루 덮으면서 깨끗하게 정리를 해주었다. ‘나라시라고 했다.

내 마음에 쏙 든다.

난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그들이 모든걸 알아서 멋지게 마무리해주었다.

 

@2016725(월요일)



볏집을 정리하고, 집게차가 폐목을 싣고있다.


거의 마지막 폐콘크리트가 모여있다

흙을 실은 마지막 차가 들어오고

받은 흙으로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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