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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찍은사진

노란 꽃 다섯 종

by 빠피홍 2016. 4. 14.

노란 꽃 다섯 종

 

3월이 갓 넘으면 노랗게 피는 꽃이 꽤나 된다. 우리 집 정원 식구 이야기다.

서울 같았으면 벌써 피어났을 이런저런 봄의 전령들이 이곳은 이 삼 주가 늦은 탓에 오히려 조금 늦게 꽃을 즐길 수 있다.

복수초, 히어리, 영춘화, 산수유, 크로코스다. 이삼일 간격으로 시샘하듯 딱딱한 땅을 뚫고 흙덩어리를 밀쳐 내면서 삐져나오는 노란색 꽃들이다.


잔설(殘雪)이 있는 곳에 피는 복수초가 뒤늦게 땅을 비집고 나왔다. 어디에 자리했었던 지도 가물가물한데 잡초도 아닌 것이 약간 털이 있는 뭔가가 올라온다. 달랑 하나뿐이었으나 며칠 새에 몇 송이로 변했다.


작년에는 달랑 몇 송이만 보여주었던 히어리꽃이 올해는 제법 많이 달렸다. 나무 앞에 서서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쓰곤 했었는데 이젠 확실히 기억할 수 있다.‘힐러리 크린튼을 떠올리면 이내 히어리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개나리 같기도 아니기도 한 노랑꽃이 영춘화다. 이놈은 가지가 늘어져 땅에 닿기만 하면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마구 파고든다. 꽃이 지고 난 후에도 잎이 가을까지 내내 간다.


산수유가 두 그루가 있는데 생강나무와 많이 닮았다.


크로코스도 참으로 신기한 꽃이다. 봄의 신호로 우리 집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다. 가늘고 작은 잎이 나오자마자 노란 꽃이 핀다. 그리고 잠깐 자태를 보이고는 잎과 꽃 모두가 사라져버린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맨땅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이들 노란 꽃들이 지고나면 곧 우리 집 정원에는 잔디가 돋아나고 모든 것이 녹색으로 변할 것이다.

나이든 노인네에게는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좋다.

 

@2016328(월요일)




▲ 복수초



▲ 산수유



▲ 영춘화




▲ 크로코스



▲ 히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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