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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야기

비단동자 심기로 마무리하다

by 빠피홍 2023. 6. 28.

 

 

비단동자 심기로 마무리하다

 

 

 

제2공원의 왼쪽, 샐비어의 붉은 꽃잎이 하나둘씩 피고 있는 옆 마지막 빈터에 비단동자를 심었다. 모종이 크지 않아 일찍 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소나무 있는 곳까지 흙을 파고 집에서 준비해 온 비단동자 모종을 심었다. 이로서 오른쪽과 왼쪽 빈터에 내가 준비한 꽃들을 모두 심은 셈이다.

 

지난 4월부터 왼쪽 코너에 심은 꽃들은 샐비어, 크림매발톱, 흰붓꽃, 빈카마이너, 우단동자, 수염패랭이 그리고 비단동자다. 큰어르신의 개인 농원에 내가 이렇게 제2의 공원이라고 명명까지 하면서 갖은 꽃들을 심는 것을 두고 마을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혹시 돈을 받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뭔가가 있어 늙은이가 저렇게 애를 쓰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이다.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들은바 있어서다.

 

그렇다. 내가 꽃 심는 봉사를 결행한 것은 두 가지다. 개인적으로 그에게 크고 많은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수 년 전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던 차에 내 일처럼 나서서 그가 적극 도와준 것은 정말이지 감격이었다. 대책이 없어 막막하던 그 때의 심정은 지금 생각해도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함이었다. 이외도 구멍 난 손수레를 대신해 새것을 사들고 오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소소한 신세를 지게 되었다. 게다가 이제부터 넓은 밭을 공짜로 빌려 부지갱이 농사까지 짓게 되었으니 더 큰 신세를 지게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마을을 위한 이분의 헌신이다. 마을회관 부지 무상제공, 정암천 연꽃 심기, 사우나설비 등 수 많은 기부와 마을 사람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노력은 나로 하여금 비록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적극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또한 쌈지공원에서 이곳까지 마을 전체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플라워벨트처럼 되었으니 이 또한 꽃을 심게 되는 보너스가 아니겠는가?

 

이제 꽃 심기를 대충 마무리하고 보니 흐뭇하다. 딱딱한 땅을 삽으로 파내고 퇴비를 섞어 흙을 부드럽게 한 다음 집에서 키운 각종 꽃들을 모두 내가 심게 되어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모종을 키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저녁으로 세심히 살피면서 물을 주어야하고 하루에 두 차례 하우스 덮개를 여닫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아야한다. 햇볕이 강한 요즘은 순식간에 더위를 먹음으로 차광막을 얼른 씌워야 함으로 어디 외출이라도 하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다음 주 도로 옆 꽃밭을 마무리하면 꽃 심기 작업은 일단 끝나는 셈이다.

 

 

2023년6월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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