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한옥집’의 친구들
엊그제 만났던 것 같은데 벌써 달이 바뀌어있다. 총알같이 세월이 지나간다. 대학친구들과 ‘양수리 한옥집’에서 해물찜을 안주삼아 담소를 나누던 때가 채 열흘도 아니 되었는데 아득한 옛날로 느껴진다.
한 팀은 운길산역에서 두물머리 쪽으로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 걷고 나와 박춘부는 식당에서 만나게 되는 4월26일 우리들의 일정이다. 모두들 건강하다. 걸음걸이와 얼굴 표정을 보면 아직은 싱싱한 축에 드는 것이 확실하다.
시간 계산을 잘못하여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주방 쪽 빈 테이블에 홀로 앉아 서비스 안주와 함께 청하를 즐긴다. 테이블보가 깔끔해 보인다. 오랜만에 겪는 경험이다. 얇고 가벼운 비닐보가 아니라 미농지로 된 테이블보였다. 예전에는 테이블에 종이를 까는 것이 보편적이었는데 어느새 비닐로 바뀌어 난 이 비닐보가 너무 싫어서 입맛이 떨어질 정도였다. 종업원을 불러 엄지를 치켜세우며 정말 잘 했다고 칭찬을 했다.
택배포장이 몇 개 나가는가 하면 반출용 플라스틱 음식그릇이 캐리어 밑에 가득하다. 벽에는 “포장은 홀서비스를 대신하여 10,000원 할인됩니다. 아구찜 밀키트 30,000원” 이라고 쓰여 있다. 포장으로 구입할 시에는 30% 할인이라는 것 아닌가? 궁금한 건 참을 수 없다.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역시 그랬다. 설거지와 잔반처리 등에 돈이 더 든다는 것이지만 묘한 상술인 것 같다.
노인들은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 서둘러 집에 돌아가야 한다. 멀리 양수역으로 떠나는 다리 위의 친구들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건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2023년5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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