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2010년01월23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눈꽃축제’는 이어져야 한다
10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에서 열린 '2010 산천어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지난 9일 개막 이후 이틀 동안 20여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화천군은 31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에 최대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조선일보, 2010-01-11)
동토가 되어버린 한반도 전역에는 눈꽃축제가 한창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북부뿐만 아니라 심지어 충청도조차도 눈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근자에 와서 남부 서해안 쪽에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해할만하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화천산천어축제, 인제송어축제, 태백산 눈축제, 대관령눈꽃축제, 인제빙어축제, 평창송어축제를 비롯하여 내장산겨울축제, 화천 바로파로겨울축제 그리고 유일하게 섬에서 개최하는 울릉도의 ‘눈꽃 축제’가 있다. 잘 알려진 유명 축제들은 이미17회, 18회까지 축제를 개최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연간 백여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화천산천어축제가 겨울 축제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축제여서인지 온 매스컴은 겨울축제 시기만 오면 수 만 여명이 모인 하얀 얼음판 위에 조그만 점으로 표시된 많은 인파들의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이 축제에는 산천어 체험, 눈얼음체험, 문화이벤트 프로그램 등이 매우 다양하게 잘 짜여있다.
이렇게 짧은 겨울의 축제는 농한기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지자체와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물론 정부와 당해 지자체의 지원예산 또한 적다고 할 수는 없다. 포항시의 불꽃축제에는 1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울릉도의 눈꽃축제에도 1억3천만 원(문화체육관광부 발표)이나 지원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겨울축제 실무 팀들은 일 년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하여 단체, 개인, 관련 여행사 등에게 사전 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활동이다. 물론 단순한 겨울 축제 소개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를 통해서 민박, 홈스테이, 음식점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가 있어서 연중 관광홍보로 이어지는 부차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도 아주 고급스럽게 제작되어 각종 행사 안내는 물론 지나간 추억댓글도 게시판을 통하여 대부분 게재되어있어 홍보활동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울릉도는 2008년에 눈꽃축제를 시작하여 2회로서 막을 내렸다.
표면상의 이유야 신종플루로 인한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하였지만 실상은 여러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유사한 축제를 남발함으로써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게 되었고 이를 행자부가 지방교부세 삭감이라고 하는 엄포성 행정지도를 실행하려는 것은 지원액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은 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일본 홋까이도에 가서 겨울축제를 연구하고 오는 등 울릉군이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조기에 막을 내린 것이 아쉽다.
그래서 개인이 나섰다. ‘울릉매니아’라는 울릉도 출신 젊은이들로 구성된 여행알선 업체가 눈꽃축제를 승계하여 맥을 있겠다고 일어 선 것이다. 그것도 이 비수기에 자체적으로 1인당 5만원의 선임을 보조하여 눈 내린 울릉도를 소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첫 주 행사가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에는 겨울축제를 위한 각종 스펙이 아기자기하게 잘 나열되어있다. 울릉군의 눈꽃축제 소식이 울릉군 홈페이지에 달랑 한 페이지에만 행사 내역을 나열하고 있음에 비해 내용이 알찬 울릉매니아 홈페이지를 아예 울릉군 홈페이지로 대체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애써 이뤄 놓은 축제를 누군가는 맥을 이어가야 한다. 수년 후 울릉도에 비행기가 뜨고 많은 대형여객선이 다닐 때를 대비하여 충분한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울릉군도 긴 안목을 갖고 민간이 주체적으로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하루아침에 손을 놓아버려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는 울릉군 주도로 행사를 하건 민간이 하건 모두 울릉도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약간이라도 지원을 하여 맥을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젊은이들이 열성적으로 하고 있는 울릉매니아에게도 제안을 하고 싶다. 관광객만을 의식한 축제를 너무 강조하지 말고, 울릉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축제부터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주민이 좋아하는 축제야 말로 종국에는 관광객이 좋아하는 축제로 이어지기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들 ‘XXX겨울축제’ ‘XXX눈꽃축제’로 ‘눈꽃축제’ 앞에 그 지역의 이름을 넣고 있는데 반하여 울릉도만 그냥 ‘눈꽃축제’이다. ‘울릉도 눈꽃 축제’로 그 정체성을 확실히 해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2010년01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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