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와의 재회
실로 오랜만이다. 뉴욕에 살고 있는 손자가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한국에 왔다. 코로나로 인해 손자의 외할머니 댁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오늘 이곳에 왔다.
키도 큰 것 같고 피부도 더 깨끗해진 것이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나 장기간 체류한 젊은이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의 엄마와 외할머니도 함께 왔다. 마침 집사람도 집에 있어서 모처럼 모여 점심을 같이 했다.
예의 그 장난기가 발동했다.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손자의 모습이 나의 옛 모습과 너무나 닮은 것 같아 놀라곤 한다. 아파트 생활만 하다가 전원에 오니 무언가 놀 거리가 많아져서일까 이것저것 뭐든지 해본다. 해방된 기분이여서일까 마구 해보려는 것이다.
꽃삽을 들고 땅을 팔 곳이 있느냐고 묻는다. 땅만 그냥 파서 물을 주려고 한다. 꽃이라도 심어야지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난 뒤쪽 구석에 있던 ‘레위시아’ 한 개를 파서 건넸다. 이걸 직접 심고 물을 주라고 했다. 꽃 심고 물주는 장난을 하고 싶은 게다.
잔디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물이 흩어지는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물을 막아낼 무언가를 요청했다. 큰 비닐봉지를 씌워주자 재미있어하며 몇 차례 다가가서 장난을 했다.
그리고는 물 호스를 머리에 대고 샤워를 해댄다. 물을 입 속에 넣기도 하고 한참 물놀이를 했다. 익은 토마토도 따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아쉽지만 오늘 서울로 가야한다고 한다. 8월까지 있다고 하니 주말쯤 내려와서 2~3일 쉬었다가 갔으면 좋을 것 같다.
@2021년7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