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꽃과 에키세니아를 마지막으로 공원에
쌈지공원에 야생화를 심는 작업 마지막 날이다. 어제 김 교수와 약속한대로 아침 8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두 품목은 트레이에 담겨있어 옮기기에는 간편하나 모종화분으로 옮긴 기간이 짧아 뿌리가 흙을 감싸주지 못해 허물어질 수가 있어 걱정을 했는데 그럭저럭 두 품목 모두 잘 심었다.
이로서 1차 계획 분인 다섯 품목을 우리 정원에서 가지고 나와 주민과 함께 심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이것도 물론 차광막을 세우고 뜨거운 여름 열기에 대비했다. 이제부터 계속 물주는 일만 남았다. 물뿌리개는 아예 창고 뒤쪽에 보관해놓았다.
이번 일로 새삼 느낀 것은 자그마한 일이라도 건성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친 땅을 한 삽 정도 깊게 파서 돌을 캐내고 흙을 부드럽게 한 다음 퇴비를 섞어야만 모종을 심기에도 좋고 뿌리가 쉬 활착을 할 수 있음에도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미 끝낸 꽃밭 대상지를 내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했으니 오히려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 셈이었다. 잡초와 돌이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큰어르신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내게 몇 차례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을에 대한 이 분의 크고 작은 관심에 비하면 백분의 일도 아니 되는 미미한 일이다. 우리 마을에 대한 자존심도 걸려있는 것이어서 최선을 다해 이 과정을 넓혀나갈 것이다.
며칠 전 이장이 내게 말했다. 이번 특별지원금으로는 공원에 좋은 나무를 심는 것이 어떠냐고 말이다. 대 찬성이다. 작년 임원회의 때 지원금으로 내가 공원에 나무나 꽃을 심자고 제안했을 때 내게 큰소리로 대들던 A임원과 이에 동조했던 이장의 생각이 이젠 달라진 것인가?
집으로 돌아와서 대림묘목의 카탈로그를 1만원에 신청했다. 내 개인용으로야 웹카탈로그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어차피 자료라도 있어야 품목 선정이나 가부를 토론이라도 할 것 아닌가?
새순이 올라오는 내년이 기다려진다.
@2021년5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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