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변 화분 수난 이야기
아침에 일어나 미니하우스 두 곳의 보온 덮개를 벗겨내고 스프레이로 물을 준 다음 어제 도로 쪽에 심어둔 화분으로 물을 주러 갔더니 아뿔싸 화분이 1m가량 도로 옆으로 이동해 나와 있고 꽃 두 개가 나뒹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화분을 놓았던 곳의 회양목 가지가 두 개 잘려있었고 화분이 놓인 경계용 벽돌에도 심하게 긁힌 자국이 나 있었다. 다행히 도기로 된 화분은 깨지지 않았다.
괘심하기 짝이 없었다. 어느 놈이 이렇게 일을 저질러 놓고 한마디 사과도 없이 그냥 가버렸는지 화가 났다. 그냥 지나가는 차량이라면 일부러 하려해도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퍼뜩 떠오르는 것이 교회의 사택에 목사 어머님을 태우러 매일 오는 봉고차가 생각이 났다. 아침저녁으로 와서는 사택 정문까지 후진을 하는 모습이 보여 불안하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이 친구가 저지른 것 같았다.
즉시 원상복귀를 시켜놓았다. 흙이 쏟아져 있어서 물을 뿌리고 빗자루로 정리했다.
목사 부인이 마침 나와 있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찍어둔 사진까지 보여주었다. 여섯시 반이 되자 봉고차가 도착했고 목사 부인이 무어라고 설명을 하자 기사가 내게로 곧장 왔다. 내가 사진을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을 하자 자기가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자기가 했다고 시인을 하는데 젊은 친구에게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몇 마디 주의를 당부하고는 이내 그만 두었다.
모래 두 포대는 잔디밭에 뿌리고 나머지는 상토와 같이 썩어서 꽃집으로부터 도착한 모종 심을 장소에 사용했다. 특히 디키달리스는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에 심어야 된다는 설명대로 모래를 더 많이 혼합하여 심었다.
꽃삼매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상품 가치가 있는 물건만 팔되 포장이 완벽하다. 비닐 화분의 흙도 쉬 무너지지 않아 심기에 편리하고 뿌리상태를 보아 몇 년 된 놈들로 구성된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닐로 한 개씩 돌돌 말아 싸서 다시 테이프로 마무리를 했기에 흙이 쏟아질 염려는 전혀 없다. 여주자연농원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휴케라, 델피늄 그리고 디키달리스 두 종류를 구입했다. 델피늄 4개는 겹공작 아스타 쪽으로 자리를 만들고 심었고 디키달리스는 비단동자 옆 공간으로 그리고 휴케라는 두 곳으로 나누어 심었다.
@2021년3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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