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海菊)
아침에는 위에 사는 큰 어르신이 디키달리스에 관심을 가지기에 빨강과 흰 놈 각각 다섯 개씩 캐서 심어드렸다. 그늘진 곳이지만 조릿대가 있고 소나무와 큰 돌이 있는 곳에 옮겨다 심었다. 땅이 너무 딱딱해서 삽으로 깊게 파내고 모래를 적당히 썩어서 심고 물도 듬뿍 주었다. 잘 자라 내년 봄에는 예쁜 꽃들이 만개해주길 기대한다.
오래 전에 심어 두었던 해국이 올해는 작년처럼 몇 곳에만 꽃망울이 달리는 것과 달리 온 줄기에 꽃망울이 가득 달렸다. 꽃잎 줄기도 옆에 있는 노루오줌을 전부 가릴 만큼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해국 한 송이가 세월이 흐르자 이렇게 크게 자라주어 고맙기도 하다.
내 고향 울릉도에는 이맘때면 보랏빛 해국이 온 절벽에 가득하다. 흙 몇 줌 밖에 없는 해안가 절벽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버티며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는 해국이 좋아서 심어둔 것인데 이렇게 컸다.
지난 9월 중순에 작은 꽃망울이 가득하더니 이제 그 절정을 이루는 것 같다. 원 뿌리에서 나온 잎은 엄청 큰데 꽃이 피는 잎은 매우 가늘다.
집사람이 해국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실은 작년 여름에 줄기 몇 개를 잘라서 심었는데 꽃이 피어주었다. 그리고 올 봄에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기다렸으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2020년10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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