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넓히기
꽃밭이 너무 작아 갖고 싶은 꽃이 있어도 더 이상 심을 곳이 마땅치 않아 아쉬워하던 차에 집사람이 구석에 있는 잔디밭을 꽃밭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사실 정원 앞 땅을 팔아버린 이후에 화단이 너무 좁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지대가 낮아 흙을 많이 보완해야 어느 정도 기존의 잔디밭과 수평을 이룰 수 있어 큰어르신 농장에 쌓여있는 흙이 떠올랐다. 흙이야 언제든지 가져다 쓰라고 이미 내락을 받아둔 터지만 옮기는 게 문제였다. 4~5백 미터는 족히 될 오르막 거리를 손수레로는 어려울 것 같아 이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로타리 농기계 바가지에 가득 담아서 대여섯 차례 흙을 날랐다.
잔디를 전부 파내는 것이 좋겠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가장자리 쪽만 잘라내고 잔디 위에 흙을 붓고 마침 집 지을 때 남아있던 경계석을 올려놓음으로써 새로운 화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길로 이용했던 꽃밭 가운데 잔디도 캐내어 공간을 조금 넓혔다.
잔디엣지도 기존 것을 활용하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꽃밭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작업공간이 필요하여 보관하고 있던 판석도 깔았다. 흙이 너무 부드러운 진흙에 가까워 모래와 퇴비도 어느 정도 섞어서 꽃밭의 기초를 만든 셈이다. 이제 집에서 키운 모종과 신품종을 사서 심으면 되는 것이다.
지난 5월 중순에 마련한 새로운 꽃밭에 백합모종, 캉캉패랭이, 블루세이지, 흰붓꽃, 겹데이지, 디키달리스, 톱풀, 꽃창포, 부처꽃, 장미매빌톱, 꼬리풀, 오리엔탈 양귀비, 펜스테몬 핑크 등을 심었다.
두 달이 채 아니 되었지만 벌써 많이 자랐다. 꽃씨를 받을 목적으로 구입한 새로운 야생화들도 잘 자라서 쌈지공원이나 동네 주민들에게도 널리 보급했으면 좋겠다.
2024년6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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