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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야기

씨받이용 꽃 도착하다

by 빠피홍 2023. 6. 4.

▲ 씨받이용 꽃을 한 곳에 모아 심었다

 

 

씨받이용 꽃 도착하다

 

 

제2공원이 꽤 넓다. 여러 가지 꽃으로 조금씩 메꿔져가고 있지만 아직 빈 공간이 너무 넓다. 제2공원의 주인인 큰어르신이 제대로 된 꽃들을 심어 멋지게 만들었으면 했다. 한두 개 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아 늘 뭔가 아쉬워하며 이 꽃이 좋고 저 꽃도 좋다고 하며 내게 뭔가를 원하는 눈치였다.

 

졸지에 나는 이 동네에서 야생화 전문가가 되고 말았다. 정말이지 이곳 원주민들은 야생화에 대해 무지하다. 아예 관심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나마 서울에서 온 식자들은 야생화를 끔찍이도 좋아한다. 귀한 꽃 한 개라도 선물하면 너무 좋아 반색을 한다.

 

내가 제안을 했다. 제대로 된 야생화를 많이 심고 멋진 농원으로 만들고 싶으면 제가 모종한 꽃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화분에 담긴 꽃을 사서 씨를 받아 늘리자고 했다. 꽃씨를 구입해봤자 발아율이 떨어지고 귀한 꽃은 구하기도 쉽지 않아 이 방법으로 하자고 했다. 큰어르신은 화분 몇 개 사서 꽃씨를 얼마나 받을 수 있겠느냐고 약간 회의적이었지만 난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렇게 해오고 있다. 구입한 꽃씨의 발아율이 떨어지고 직접 꽃을 보지 않아 믿음성이 가지 않음으로 꽃을 보고 씨받기가 좋은지 월동에 잘 견디는지 전체적인 꽃에 대한 종합평가를 한 이후에 꽃을 늘려나가기로 하고 있다.

 

예푸른이란 곳에서 21개 품목의 꽃을 252,000원에 구입했다. 그리고 반딧불이팜이라는 곳에서 여섯 개 품목 88,000원에 구입했다. 큰어르신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결제했다. 예푸른에서 보내온 물건을 받고 보니 몇몇 품목은 씨를 받아 내년 봄에 심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잡초와 돌을 골라내고 퇴비 두 포대와 모래 두 카트를 잘 섞어 심었다. 매번 느끼지만 꽃을 심을 때는 정석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딱딱한 땅을 삽질하여 흙을 으깨고 부드럽게 만들어 퇴비와 모래를 섞은 후에 꽃을 심는 것이다. 심기도 편할 뿐 아니라 성장에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2023년5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