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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울릉도의 옥외간판

by 빠피홍 2023. 1. 28.

도동 앞골목의 간판 군상 들

 

*본 칼럼은 2009년8월8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울릉도의 옥외간판

 

 

오늘 조선일보에 “남한산성 ‘아름다운 간판 공원’ 혁신” 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울릉도도 관광섬 이미지 개선 작업의 하나로 옥외간판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관과 민의 허심탄회한 소통이 가능하고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된다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 간판’ 이 있는 신비한 섬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내가 고향에 갈 때 마다 현포리에 있는 ‘울릉예림원’에 들러 박경원 원장의 신 작품을 구경도 하고 또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곤 한다. 수년 전인 것 같다. 울릉도 업소들의 상업 간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었다. 울릉도의 상업 간판이 너무 획일적이고 멋도 없고 아무런 특징도 없으니 박원장의 한글 흘림체에 단아한 비취색을 곁들여 간판을 조각 작품처럼 만들어 낸다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박원장 이야기로는 이런 아이디어를 울릉군 담당자에게 슬쩍 비친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이다.

 

관심이 있던 차에 작년 초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되었던 “2008 디자인 서울 간판 전”에 다녀 온 적이 있었다. 출품작 사진 대부분을 찍어왔으나 울릉도에 꼭 어울리는 그런 간판 디자인이 아니어서 약간 실망스러웠으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서울시청에서 개최 된 간판 전시회 중 일부 간판



몇몇 곳을 뒤져보면 참고할만한 자료가 꽤 많이 나온다. ㈜티팟의 조주연 대표는 간판을 “지역 중심, 사람 중심, 이야기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는 오래 전부터 간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몇 가지 기준도 마련해 두었다.

 “너무 크게 만들지 않는다, 빈 공간을 많이 확보한다. 너무 많이 달지 않는다, 원색을 쓰지 않는다. 글씨는 간판 절반크기로 한다. 글자 크기를 대조시킨다. 상호는 인상적으로 한다. 알맞은 그림을 곁들이면 좋다. 화려함보다는 친근함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라고 제작의 10대 기본 방침도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채완석 경기도 디자인 총괄팀장은 디자인의 비전을 “과거 역사와 소통하는 기억되는 디자인으로, 인간 중심의 배려하는 디자인으로, 자연과 조화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으로, 참여를 통한 함께하는 디자인으로” 라고 간판제작의 비전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박경원 예림원장, 바로 그가 있어서 좋다. 
그는 서예가이며, 조각가로서 뛰어난 예술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실전에 강한 “울릉도 맟춤형 예술인” 이라고 칭하고 싶다. 감포읍의 대웅전 현판휘호와 울릉문화원 현판, 군립병원 현판 등 많은 곳에 현판 글씨 조각을 이미 제작한 바 있다.  

 

박경원 원장의 목조각 작품 중 하나

 

물론 단순한 목판 조각으로 만든 간판은 한계가 있어 나무와 주철 그리고 필요시에는 전기를 조합하고 경기도의 간판제작 비전을 참고하여 가로와 세로 간판을 적절히 배치한다면 이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선전효과는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은 자연친화적이지 못함으로 가급적 배제하고서 말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컨셉은 낭만이 흐르는 푸른 바다의 내음과 짙은 푸른 숲이 그득한 그런 것이면 좋을 것이다.

 

울릉군이  ‘간판 혁신 팀’을 만들어서 새로운 이미지의 울릉도를 디자인 해보는 것도 ‘멋진 관광섬 만들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간판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울릉도 전체가 마치 외국의 어느 유명 관광지라도 되는 듯 새로운 느낌을 강하게 줄 것이다.

 

<기사 내용>

“ 경기도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일대 남한산성 도립공원을 '간판이 아름다운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이 지역을 '옥외광고물관리 특정지역'으로 지정해 무분별한 간판 설치를 규제하기로 했다.

도는 이를 위해 오는 11월 말까지 4억5000만원을 투자해 해당 지역 내 72개 업소의 고정 간판 211개와 현수막 등 광고물 241개를 업소 당 1개씩만 남기고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남게 되는 간판들도 주변 경관과 지역 특성에 어울리도록 디자인해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 도는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는 업소를 위해 통합 안내간판을 설치하거나 유도 사인 등을 설치해 주기로 했다. -2009-8-6 조선일보“


2009년8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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