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청말길 야생화 꽃밭
조간신문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라는 네델란드 출신의 피터 아우돌프(Piet Oudolf)가 ‘자연주의 정원’을 테마로 하여 울산 태화강의 18,000㎡의 넓은 곳에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다. 뉴욕의 High Line Park도 이 양반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특징은 야생화의 모종을 심는다는 것이다. 보통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원이라면 다 자란 꽃들을 설계도에 맞춰 한꺼번에 심는 것이 일반적인데 식재 후 1~2년을 기다리며 이 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정원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거대하고 화려한 꽃밭으로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엄청난 돈과 인력을 들여 급조한 공원이 아니고 세월이 만들어 내는 정원이라는 것이다. 급한 성격의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도 이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공감이 갔다. 내가 관리하고 있는 쌈지공원 꽃밭이 바로 이런 자연주의에 입각한 것이 아니겠는가? 동지를 만난 느낌이다. 나 또한 이곳에 알맞은, 즉 월동이 잘 되고 고온다습에 강한 놈들을 선별하여 2~3년 키울 작정으로 하나씩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꽃모종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있어 대부분 내가 씨를 구해서 모종을 키워 심는 것이 다를 뿐이다.
엊그제와 오늘 이틀간에 걸쳐 세 개의 오엽송과 네 개의 소나무 밑에 있는 돌들을 전부 캐내었다. 꽤 많은 양이다. 그리고 뒤쪽에 보관해두었던 흙을 몇 차례 날라다 패인 곳을 메꾸었다.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이곳에 키 낮은 지피식물을 심어 잡초의 성장을 억제할 계획이다. 집에 있는 빈카마이너와 홍화민들레 등이 좋을 것 같다. 가급적이면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수년에 걸쳐 깔끔한 꽃밭으로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해국 서른 포기의 밑동이 올라와 있어 흙을 퍼 날라 덧씌웠다. 아마도 빗물에 씻겨서일 것 같은데 월동에 혹시 위험할 것 같아서다.
@2022년10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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