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울릉도의 심벌, 오각형 대각선에 각기 다른 다섯 개의 짙고 옅은 색으로 잘 조화되어있다.
[기고] 울릉도의 대변신 -11-
울릉도(鬱陵島), 에메랄드 보물섬으로 재탄생 되다
2023년10월25일 울릉군은 설군 123주년 울릉군민의 날 기념식에서 ‘에메랄드 울릉도’를 선보였다. 울릉공항 개항과 100만 관광시대를 맞이하여 이에 걸맞은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선포식을 하게 된 것이다. 맑고 투명한 녹색 에메랄드가 울릉도 위에 사뿐히 내려앉아 보석 가득한 섬으로 변신하는 느낌이다.
‘에메랄드 울릉도’? 미지의 세계로 보물을 찾아 떠나는 신비의 보물섬이다. 때 묻지 않은 깨끗한 푸른 바다와 태곳적 숲의 정령이 살아있는 녹색 원시림 속 희귀식물이 가득한 이곳을 울릉군은 에메랄드 보석으로 형상화한 새로운 심벌을 만들어냈다. 오각형 모양의 섬이 오각형 에메랄드로 변한 것이다.
삼성의 로고도 1938년 이병철 회장이 창업한 삼성상회의 별표 국수에서부터 1960년대의 삼각형 모양(삼성전자를 의미하는 E)으로 바뀌면서 삼성의 브랜드 로고도 수차례 진화했다.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 파란색 타원 안에 영문으로 된 ‘SAMSUNG’ 으로 로고가 바뀌었듯이 울릉도 또한 울릉도지원특별법이 제정되고 호화여객선과 비행기가 뜨며 관광객 러시가 기대되는 등 엄청난 시대변화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로고 변천사
울릉군은 2003년부터 울릉도를 상징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울릉도를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는 사업을 일찍 추진했다. 2009년에 이르러서는 전국 지자체들이 자기지역의 가치를 브랜드화 하려는 작업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해당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토대로 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특산품을 선전하기위한 ‘지역 브랜드화’에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울릉군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해 뜨는 섬’이었다. 맑고 깨끗한 동해의 신선함과 태고의 신비로움을 부각시키면서 울릉도산 농수산물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토록 한 것이다. 지역민들이 운영하는 향토특산품 판매점이나 농어민·상공인들에게 브랜드를 인쇄한 포장지를 만들어 지원했다. 간혹 서울의 향우회 모임에서도 울릉군의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을 받은 적이 있어서 울릉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울릉도하면 곧 오징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때였으나 ‘신비의 섬’이라는 캐치프레이저를 도입함으로써 울릉도가 본격적인 관광의 섬으로 전환케 되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울릉군의 메인 브랜드와 캐릭터도 만들어졌다. ‘해호랑’과 ‘오기동이’의 캐릭터를 만들어 특산품인 호박엿과 오징어 이미지를 표현하였고 또한 울릉도의 대표적인 색상을 '녹·청·적' 3색으로 선정하여 차량이나 각종 시설물에도 사용했다. 녹색은 자연, 청색은 동해바다, 적색은 일출을 상징했다. 울릉군 심벌마크가 일장기(욱일기)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논란이 있긴 했어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울릉군의 브랜드 로고의 변천사
2014년에는 울릉군의 도시브랜드로 ‘우리(島) 울릉도’가 선정되었다. 이는 청정해양, 지질관광 그리고 생태자원과 같은 울릉군이 보유한 가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2016년에는 ‘선하고 맑은 섬 울릉도’, 2017년에는 ‘울릉에찬’ 등으로 통일된 브랜드 전략 없이 너무 많은 의미를 넣으려 한 것은 아니었는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심플하고 강력한 임팩트가 없는 것 같아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다.
울릉도를 포함하여 바다를 끼고 있는 몇몇 지자체의 브랜드 로고를 보면 쉽사리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모두 한결같게 푸른 바다와 뜨거운 태양을 모티브로 하고 색상은 레드와 블루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브랜드 차별화가 되지 않아 독창성이 없어 보인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거제시, 동해시, 울릉군, 옹진군의 심벌마크이다.
거제시의 심벌은 푸른 바다와 태양이 태평양의 중심에서 세계로 나가며 세 마리의 갈매기는 조화와 균형, 화합을 나타내고 4개의 잔잔한 물결은 지역의 안정과 평화로운 고장을 의미한다고 한다. 동해시의 심벌은 떠오르는 태양을 의미하며 해오름의 고장임을 강조한다고 한다. 옹진군의 심벌은 바다위로 둥근 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모습과 무한한 잠재력을 나타낸다고 한다. 울릉군 또한 예외 없이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과 푸른 바다에 머문 채 비슷한 톤의 칼라를 도입함으로써 여타 지자체와 판박이가 되고 말았다.
이번에 새로 창조된 울릉군의 도시 브랜드는 1억5천 여 만원을 들여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수 차례의 현지답사를 통해 현황분석과 브랜드설정을 토대로 만들어 냈다고 한다. 첫째, 울릉도는 화산섬의 오각형으로 된 4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있다. 둘째, 대한민국의 최동단 경상북도의 유일한 섬으로 이루어진 지자체다. 셋째, 언덕이 많은 섬으로서 울릉도는 “울창할 울(鬱), 언덕 릉(陵), 섬 도(島)” 라는 세 가지를 기본 콘셉트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메랄드 그린의 맑고 투명한 녹색을 찾아냈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을 나타내며 울릉도의 성장과 번영의 비전을 담고자 했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느낌이다. 여기에는 울릉군의 국제적인 감각도 한몫했으리라 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느 지자체와 달리 이렇게 참신하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제부터 각종 용도에 맞는 군기, 브랜드마크, 서브캐릭터 등을 만들어가겠지만 지금까지 제작된 각종 캐릭터만으로도 훌륭한 브랜드 로고로 보여 진다.
에메랄드 울릉도 로고를 적용한 각종 응용 대상물
브랜드의 가치는 엄청나다.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총 687억달러의 브랜드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176억9000달러, 현대자동차도 46억달러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만큼 브랜드 가치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울릉군도 고급화된 브랜드 ‘에메랄드 울릉도’와 함께 품격 있는 관광섬 만들기에 진력한다면 ‘에메랄드 울릉도’의 브랜드 가치 또한 크게 높아질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빛깔이 담긴 ‘에메랄드 울릉도’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미 서울에서 에메랄드 울릉도 팝스토어를 개최하여 홍보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으나 각종 전시회나 울릉도 내에서도 안내판이나 홍보물, 특산품 포장재 등 다양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2024년3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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