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들의 무자비한 습격
작년 봄 미니하우스에서 키운 홍화민들레 모종을 쌈지공원의 오엽송 밑 넓은 곳에 심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했었는데 얼마 후 딱 한 곳의 민들레가 검게 죽어있었다. 원인을 알 수 없었고 며칠이 지나자 점점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사태가 심각했다. 어느새 반 이상이 검게 변해있었다.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달팽이가 계속 발견되었다. 주범은 달팽이였다. 농약상에 가서 ‘팽이콜’이라는 달팽이 박멸 약을 구입 살포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고 올봄 다시 모종을 만들어 심었는데 또다시 꽃들이 검게 변했다. 하룻밤 지나고 나면 검은 면적이 더 늘어나 있었다.
약을 뿌려놓고 이튿날 확인해 보면 대여섯 마리가 죽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놈들이 드디어 우리집 정원에도 쳐들어왔다. 홍화민들레 두 종류 중 한 개가 검게 변하더니 며칠 새에 그 범위가 더 넓어졌다. 약을 뿌려도 달팽이 몇 마리와 꽃을 맞바꾼 셈일 뿐 며칠째 계속해서 약에 취한 달팽이 몇 마리가 나뒹굴고 꽃잎은 검게 변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펜스테몬, 비단동자 두 곳과 겹초롱 그리고 산비탈리아에도 이놈들이 습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놈들이 좋아하는 꽃들은 하나같이 잎사귀가 부드럽고 촘촘한 것들이었다. 겹초롱은 아직 꽃도 피지 않았는데 제대로 살아날지 걱정이다. 잎을 먹는 것이 아니고 줄기와 뿌리 사이의 연한 부분을 잘라먹는 것이었다. 엊그제 비가 많이 내려 물 부족도 아닐 텐데 산비탈리아 꽃 두 개가 힘없이 쓸어져 혹시나 하여 안을 들여다보니 뿌리 한 개가 밖으로 나와 있고 달팽이 두 마리가 잎에 붙어있었다. 쉬지 않고 노랑꽃을 피워주던 산비탈리아가 큰 상처를 입었다.
매년 5월 초순부터 일주일에 2~3회 약을 뿌려야 될 것 같아 지피식물로 번식력이 왕성한 홍화민들레는 아예 뽑아내고 씨가 떨어져 자연 발아된 디키달리스로 대체하여 심었다.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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