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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호출이 가능한 미니버스

by 빠피홍 2024. 9. 21.

 

 

호출이 가능한 미니버스

 

우리 동네를 오가는 버스는 하루에 15회 다닌다. 퇴촌 농협을 거쳐 하남과 광주까지 가는 일반 버스다. 하루에 15회나 있어 서울에서의 약속 시간 맞추기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으나 돌아올 때가 항상 문제다. 집으로 들어오는 버스를 타려면 퇴촌농협 정유소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운이 좋은 날에는 제때 탈 수 있으나 자칫 놓치게 되면 한 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이래서 남종면과 퇴촌면을 오가는 개인택시 업체가 두어 곳 성업 중이다. 모두 렌트카라고 부른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곳만 해도 기사가 네댓 명이 있다.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시골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매우 편리하고 안전하다. 버스가 끊기는 찬 바람 부는 겨울이면 정말 감사해야 할 정도다. 길거리에는 불법 택시를 이용하면 안 된다는 안내문이 늘 붙어있지만 택시 호출이 쉽지 않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한 달 전부터 하얀 미니버스가 몇 차례 대로에 달리고 있어 알아보니 누구나 호출하여 이용할 수 있는 호출 버스로 ‘똑타’라고 한다. 드디어 버스를 이용해 볼 기회가 왔다.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고 퇴촌농협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떠나버려서이다. 보통 같으면 한 시간을 기다리거나 렌트카를 타면 되는데 ‘똑타’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똑타’앱을 열어 목적지를 입력하자 도착 예상 시간이 나오고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그리고 생년월일을 입력하고 1,450원을 결제하였더니 시간에 맞춰 버스가 도착했다. 현금결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직 홍보가 덜 되어 손님이 많지 않다고 하며 3대의 버스가 운행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편리한가? 택시처럼 이용하면서 요금은 일반 버스와 같으니 말이다. 5~6명 탈 수 있는 공간인데 내부도 깨끗했다. 우리 동네에 같이 살았던 조씨가 렌트카 기사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점차 알려지면 일자리가 줄어질 것이 분명하고 렌트카의 운명이 곧 끝날 테니 말이다. 도착지가 가까워지자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디지털이 가져다준 새로운 시도가 전원생활을 하는 내게 매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2024년9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