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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20

꽃밭 넓히기 꽃밭 넓히기  꽃밭이 너무 작아 갖고 싶은 꽃이 있어도 더 이상 심을 곳이 마땅치 않아 아쉬워하던 차에 집사람이 구석에 있는 잔디밭을 꽃밭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사실 정원 앞 땅을 팔아버린 이후에 화단이 너무 좁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지대가 낮아 흙을 많이 보완해야 어느 정도 기존의 잔디밭과 수평을 이룰 수 있어 큰어르신 농장에 쌓여있는 흙이 떠올랐다. 흙이야 언제든지 가져다 쓰라고 이미 내락을 받아둔 터지만 옮기는 게 문제였다. 4~5백 미터는 족히 될 오르막 거리를 손수레로는 어려울 것 같아 이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로타리 농기계 바가지에 가득 담아서 대여섯 차례 흙을 날랐다. 잔디를 전부 파내는 것이 좋겠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가장자리 쪽만 잘라내고 잔디 위에 흙을 붓고 마침 .. 2024. 7. 3.
물엉겅퀴 된장국 물엉겅퀴 된장국  5월26일, 고등학교 1학년부터 62년에 가까운 긴 세월을 함께한 친구와 함께 울릉도를 다녀왔다. 오랫동안 늘 가까이했던 친한 친구와의 여행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인 셈이다. 나보다 걸음이 더 느려서 제대로 다니지도 못했다. 여행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난 예나 지금이나 계획을 세워놓고 오래 가지 못한다. 지난 두어 달은 정말이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그럼에도 그날그날의 시골 생활을 기록하고 마감해야 하는데 술 한 잔 마시고 미루다 보면 한 없이 늘어지곤 한다. 꽃모종을 미니 하우스로 옮겨놓고 모종이 커나가는 대로 조금씩 빼내어 쌈지공원과 큰어르신 농원에도 심고 새롭게 밭을 일군 윗동네 정 씨 농장에도 꽃모종을 잔뜩 줬다. 울릉도 친구가 보내온.. 2024. 7. 2.
‘자엽펜스테몬’ 쏙아 내고 옮겨심기 ‘자엽펜스테몬’ 솎아 내고 옮겨심기 추위에 강하고 잎이 붉으며 베이지색의 잔잔한 꽃이 매력인 자엽펜스테몬이 씨가 바람에 날려 서쪽 꽃밭 여기저기에 새로운 싹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백합이 밀집해 있는 쪽에 뿌리를 내려 이를 캐내어 다른 곳으로 옮겨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더 두었다가는 미관상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백합에 상처를 줄 것 같아서였다. 기어코 백합 한 개를 잘못 건드려 상처를 내고 말았다. 그 중 실한 놈 20여개를 골라 쌈지공원으로 옮겨 작년에 심어두었던 자엽펜스테몬 옆에 두 줄로 옮겨 심었다. 부직포도 모자랐고 덮개 없이도 월동을 잘 견디는 것 같아 그냥 내버려둔 것인데 잘 자라주어 올해는 꽃을 피울 것이다. 2023년4월8일 2023. 4. 14.
꽃밭 정리 꽃밭 정리 천인국의 씨가 바람에 날려 꽃밭 여기저기서 새싹이 나오고 이미 멀리 떨어진 곳에 뿌리를 박고 있는 놈들을 대 여섯 개 한 곳에 모아심기로 했다. 올 가을에는 천인국씨를 받아 공원쪽에도 늘려야겠다. 정원에 홀로 있던 눈개승마(보통 삼나물이라고 부름)를 캐내어 쌈지공원으로 옮겨 심었다. 울릉도에서는 꽤 알아주는 나물인데 좁은 정원에 다른 꽃들에도 방해가 될 것 같아 산수유 옆으로 옮겼다. 작년에 쌈지공원 도로 경계석 바로 앞에 심었던 장미매발톱이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해 반 이상이 죽거나 살아져버려 남아있는 꽃들을 캐내어 한 쪽으로 몰았다. 흙이 채 굳지 않기도 했거니와 경사진 곳이어서 문제가 생겼으나 이제 제대로 모습을 갖추었다. 도로 경계석 앞의 빈 땅이 세 곳인데 두 곳은 이미 식재할 품목을 .. 2023. 4. 12.
꽃보다 친구 꽃보다 친구 매년 7월5일을 전후하여 우리 집 정원에는 900송이에 가까운 백합이 앞 다투어 핀다. 종류도 꽤 다양하다. 은은한 향을 내뿜으며 백합의 잔치가 열린다. 혼자 보기에는 뭔가 아까운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이병철 친구가 꽃구경 가도 되느냐고 한다. 물론이다. 두 명이면 어떻고 열 명이면 어떠랴. 꽃보다 친구인 것을. 먼 곳에서 그것도 한증막에 가까운 더운 여름에 친구집에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젊었을 때라면 무에 문제가 되겠느냐 만은 팔십에 가까운 나이다 보니 움직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도심의 아파트에 거주를 하다 보니 친구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나처럼 시골에 살지 않고서는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기 좋은 전원에서 그것도 단독주.. 2022. 7. 12.
백합 심기 백합 심기 꽃밭을 개조하느라 크고 작은 백합 수 백 개를 여느 해보다 일찍 캐내어 보관했는데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보통 이맘 때 즈음 백합 구근을 캐내어 이식하면 구근의 색깔이 노랗고 싱싱한 맛이 나는데 너무 일찍 캐낸 탓에 약간 시든 느낌이다. 잘 자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양쪽 꽃밭 앞으로 세 줄씩 대형과 중형 구근을 심고 소형 구근은 영산홍 뒤쪽과 모과나무 뒤쪽에 심었다. 별 문제가 없다면 대형과 중형은 내년 4월 중순에 싹이 나올 것이고 소형은 한 해를 더 기다려야 꽃을 피울 것이다. 백합은 향도 좋을 뿐만 아니라 자태가 화사하여 정원의 여왕답다. 내년 봄이 기대된다. @2021년10월21일 2021. 10. 29.
피코국화와 쑥부쟁이 피코국화와 쑥부쟁이 작년에 심어두었던 피코국화가 만개했다. 여느 일년초 국화에 비해 독특한 색상과 기품이 있어 보인다. 월동이 가능한 국화임으로 뿌리를 캐내어 몇 개 더 늘려보아야겠다. 금년 봄에 이웃의 김교수 댁에 갔었는데 마당에 꽃을 캐내어 모아두었기에 물어보니 버리려고 한다고 했다. 꽃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꽃밭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내가 집에 가져와 심었는데 얼마 전부터 피기 시작한 꽃 색상이 너무 아름답다. 이름을 몰라 궁금해 하던 차에 친구 집에 들렀더니 같은 꽃이 있었다. 그의 아내에게 물어보니 새로 개량된 쑥부쟁이라고 했다. 동네 근처에 널려있는 옅은 분홍빛 쑥부쟁이와는 다른 색상이 마음에 들었다. 번식력도 대단한 것 같다. 씨를 받아 모종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이 자주색.. 2021. 10. 27.
글라디올러스 캐서 보관하기 글라디올러스 캐서 보관하기 모든 꽃이 그렇지만 잠깐 피었다 지는 꽃들의 뒤치다꺼리는 귀찮은 일이다. 일 년에 딱 한번 일주일 전후로 피었다가 시들해지고 이내 사라져버리는 꽃들은 어쩌면 귀한 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원에 있는 야생화들이 그 길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면 어린 싹을 틔우고 때에 맞춰 꽃을 피워주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른 봄이면 어김없이 영춘화, 히어리, 크로코스 그리고 복수초의 노란색으로 채색되는 정원에 여름이면 글라디올러스도 한 몫 한다. 가녀린 줄기와 1미터가 넘는 키로 인해 쉬 넘어짐으로 긴 고추 지지대를 한 개씩 꽃아 끈으로 묶는 작업이 짜증스럽긴 하지만 그 짧은 며칠 간 내게 주는 즐거움은 더 할 나위없다. 금년에는 집에 없는 청색 글라디올러스를 구입했고 이웃집에서 얻어 .. 2021. 10. 25.
잔디에지 박기 잔디에지 박기 미결로 남아있던 두 곳에 잔디에지 박기를 마감했다. 수양벚 쪽의 잔디에지는 수양벚을 공원으로 옮기고 잔디밭을 두서너 평 넓힌 다음에 에지를 박기로 생각했으나 현 상태에서 에지를 박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원래의 줄에 맞추어서 홈을 파고 잔디에지를 박았다. 지금의 잔디밭도 넓은데 옮겨 심을 금송도 큰 편이어서 굳이 더 넓힐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다. 금송을 이식하고 혹시 공간이 생기면 꽃을 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쪽 경계에는 경계석으로 꽃밭 쪽을 막아두었으나 잔디는 속성상 조그만 틈이라도 있으면 파고들어 애를 먹이는데 이것으로 더 이상 잔디의 침입은 없을 것 같다. 경계석은 그대로 둔 채 안쪽으로 잔디에지를 박았다. 이로써 50미터 잔디에지가 수 미터만 남기고 모두 알뜰하게 사용된 셈이다.. 2021. 10. 15.
해국(海菊)이 만개하다 해국(海菊)이 만개하다 어떻게 보면 벌개미취 같기도 하고 쑥부쟁이 같기도 하다. 꽃만을 봤을 때 생기는 궁금증이다. 잎을 보면 전혀 다르다. 잎이 두툼하고 원 줄기에 난 잎은 꽤 큰 편이다. 바로 울릉도 기암절벽에 자생하고 있는 해국이다. 신기하게도 온통 바위뿐인 절벽 어느 틈을 찾아 뿌리를 박고 화사하게 피는 꽃이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에 많이 퍼져있다. 일본의 여러 섬에도 같은 해국이 많이 있다고 한다. 지금쯤 울릉도에 해안가 절벽에는 이 해국으로 장관을 이룰 것이다. 정원에도 해국이 만발했다. 10여 년 전 뿌리 한쪽을 심은 것이 이제는 둘레가 5~6미터나 되는 줄기로 커져서 가을 정원에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을에 피는 꽃이어서 봄부터 싹이 나와 늘 푸른 잎을 유지하면서 반 년 이상을 자리해주는.. 2021. 10. 9.
야생화 옮겨심기 야생화 옮겨심기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야생화 몇 개를 모아 옮겨 심었다. 금년에 모종을 해 제법 커진 버바스컴, 씨가 바람에 날려 틈만 생기면 파고들어 뿌리를 내리는 홍화민들레, 가을이면 멋진 자태를 보여주는 뻐꾹나리, 바닥으로 기듯이 깔려 뻗어나가는 은청색의 바하브 눈향, 그리고 빈카마이너다. 꽃밭이 확 줄어들고 보니 더 이상 심을 곳이 마땅치 않은 것 같다. 이 달 중순에 백합을 심고 내년 봄에 심을 각종 모종을 생각하면 무작정 이것저것 구입할 것도 아닌 것 같다. 금송(金松) 두 그루를 가산원예에서 구입했다. 몇 차례 묘목을 구입해 심었으나 잡초관리를 못해 모두 고사한 경험이 있는 고급 나무인데 이번에는 조금 큰 놈으로 샀다. 잘 키워야겠다. @2021년10월3일 2021. 10. 4.
보리수 열매 보리수 열매 오늘은 손님들의 방문이 세 건이나 있었다. 고향후배인 강 영호 내외가 찾아왔다. 백합이 피면 한 번 놀러오라고 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그의 부인과 함께 들렸다. 정원에 앉아 이런저런 옛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운 곳에서 식사하기로 했다. 우리 동네의 음식이라고 해봐야 매운탕 류가 대세인데 몇 차례 간적이 있는 남강에서 식사를 했다. 그의 부인 입에 맞았는지 모르겠다. 고향후배들이 누옥에 찾아 주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 아닌가? 옆집 김 교수 내외와 그의 친구 들이 백합을 구경하러 잠깐 들렸다. 자주 오시는 분들로 ‘윤판나물’을 선물 받아 잘 키우고 있는데 내가 선물로 주었던 비단동자가 흰 꽃이 피었다고 하여 내년 봄에 가져오겠다고 한다. 아마도 돌연변이가 나온 것이어서 기대가 된다. 이분들도 무척.. 2021.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