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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찍은사진

눈 내린 광동습지

by 빠피홍 2017. 1. 20.



눈 내린 광동습지

 

조금 늦잠을 잤다.

일찍 일어나있던 집사람이 눈이 많이 내려 서울 나들이를 포기했다고 한다.

창밖에 보이는 눈은 꽤 많이 쌓인 것 같다.

눈이 오면 제일 먼저 알릴 곳이 있는데 바로 내 친구 이세원이다. 꽤나 실력이 있는 화가로서 그림이 될 만한 멋진 곳을 내가 안내해주겠노라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임시로 이곳에 와 있는 곳이 지대가 높아 도저히 차를 끌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세원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나로부터 연락이 없어서 화성으로 간다고 했다.

눈 내리는 날 연락은 아무래도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려가다가 꽈당 뒤로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옆구리가 약간 쑤신다. 그래도 이왕 마음먹은 김에 광동습지 쪽으로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날씨가 꽤 춥다. 바람이 약간 있어서 코가 시리다.

 

내가 좋아하는 촬영 포인트인 오리로 먼저 걸어갔다. 적설량은 꽤나 되는데 바람 때문일까 나무에 걸친 눈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광동습지 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노래 소리가 크게 들린다. 오늘이 5일장이 서는 날이어서 포장마차에서 나오는 소리다. 한잔 걸치기로 했다.

 

옆 드럼테이블에는 할아버지와 할멈이 막걸리를 마주하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바깥 눈밭에는 어린이들 몇 명이 모여서 눈싸움을 하고 있다.

서비스로 나온 김칫국이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다. 옆 할멈이 국이 짜다고 불평하기에 나도 슬쩍 얹혀서 짜서 먹지 않고 있다고 하자 새로 가져다준다. 막걸리 반병에 순대를 시켜놓고 잠깐 상념에 잠긴다.

 

내일 고등학교 동창모임이 있는데 참석을 할 수 없다고 원부갑 회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리 동창회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원회장을 봐서라도 자주 참석해 주는 게 도리인데 정말 멀어서 가기가 힘이 든다. 왕복 여섯 시간에다 허리도 아프고 친구들이 이해해주리라고 믿는다.

 

@2017120(금요일)



오리교에서 내려다 본 오리천이다.

맑고 깨끗하다.


 

내가 사시사철 찾는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다.

까마귀 두 마리가 움츠리고 추위를 견디고 있다


▼▼아래부터는 광동습지다

발길이 뜸한 습지공원에 쌓인 눈 속에 오리와 왜가리 소리가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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